올해부터 현대차·기아의 주요 전기차(아이오닉6·EV6)가 최대 680만원의 국고 보조금을 받는다. 반면 테슬라는 260만원만 받는다. 기존에 현대차·기아가 700만원, 테슬라가 310만~315만원을 받았던 것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또 벤츠 전기차 EQB는 275만원, BMW의 iX3는 293만원을 받는다. 이 차량들은 기존 대비 각각 15만원, 7만원 줄어들었다.

올해부터 국산 전기차와 수입 전기차 정부 보조금 차이가 커진다. 정부가 차량 가격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충전소 구축 노력, 직영 AS센터 여부 등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680만원, 테슬라는 260만원

2일 환경부가 발표한 ‘2023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따르면, 한국GM의 볼트EV와 EUV는 640만원, 쌍용 코란도 이모션은 608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폴크스바겐 ID.4는 560만원, 아우디 Q4 e트론은 254만원을 받는다. 보조금 지급액이 가장 낮은 차는 폴스타2(듀얼모터)로 201만원을 받는다. 현대차가 받는 최대 금액(680만원)과 479만원 차이가 난다.

환경부는 먼저 보조금 최대 규모를 기존 700만원에서 680만원으로 축소했다. 대신 보조금 지급 대상은 16만대에서 21만5000대로 늘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보조금은 크게 ‘성능 보조금’과 ‘인센티브’로 구성했다. 성능 보조금은 최대 500만원 지급하는데, 이를 100% 받으려면 우선 차량 가격이 5700만원 미만이어야 한다. 정부는 여기에 ‘사후 관리 역량 계수’를 반영해 보조금을 감액할 수 있도록 했다. 직영 정비 센터 운영, 정비 이력 전산 관리 여부 등을 평가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대 20% 줄인다는 것이다. 대다수 수입차 업체가 딜러사를 통해 AS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사후 관리 역량 평가에서 감점이 된다.

여기에 정부는 최대 180만원의 ‘3종 인센티브’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환경부가 정한 ‘저공해차 보급 목표’를 달성한 업체의 전기차일 경우 140만원의 ‘이행 보조금’을 받는다. 또 최근 3년 내 급속 충전기를 100기 이상 설치한 제작사의 전기차는 20만원의 ‘충전 인프라 보조금’을 받는다. 또 혁신 기술을 적용한 차량은 ‘혁신 기술 보조금’ 20만원을 지급한다. 올해는 전기차의 전기를 외부에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을 탑재한 차량에 지원한다. 국내 출시 전기차 중 이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전차종) 뿐이다.

한편, 테슬라는 한국 보조금 개편안을 확인한 직후인 3일 국내 차량 가격을 최대 14% 인하했다. 이에 따라 가격이 8500만원이 넘어 보조금을 못 받던 모델3와 모델Y의 고가 차종들이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전기 버스 보조금, 중국산 배터리 지급 제한

전기 버스도 ‘배터리 특성 평가’를 도입해 최대 7000만원(중형은 최대 5000만원)인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중국산 버스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잠식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현대차 일렉시티는 최대 7000만원을 받지만, 피라인모터스·한차 같은 중국산 대형 버스는 3000만~500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는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중국산 버스는 대부분 에너지 밀도가 낮은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데, LG엔솔 등 국내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전기 화물차 보조금은 주행거리나 배터리 효율 등 전액 성능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포터와 봉고 전기차는 1200만원, 중국산 마사다밴은 최대 1082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