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권위 있는 품질·안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는 한편, 최신 전기차는 세계 3대 자동차상을 모두 휩쓸며 기존 자동차산업의 판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작년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에서 사상 처음 3위가 확실시되면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위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구 품질 조사 종합 1위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23년 내구품질조사’에서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종합 점수는 160점으로 글로벌 16개 자동차그룹 중 가장 우수했다. 총 31개 브랜드별 순위는 1위가 렉서스였지만, 제네시스 2위(144점), 기아 3위(152점), 현대차 8위(170점)를 차지하며 그룹 점수가 도요타와 GM을 앞섰다. 특히 기아는 3년 연속 일반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충돌 안전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혹독하다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평가에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아이오닉5·EV6·GV60을 포함해 총 15개 차종이 최고등급(TSP+, 톱세이프티픽플러스)을 받았다. 그 아래 등급(TSP)까지 합치면 총 23개 차종으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 중 가장 많았다. 제네시스는 모든 차종이 최고등급(TSP+)이었다.
◇세계 3대 자동차상 휩쓸어
특히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는 유력 자동차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 1월 기아 EV6는 최대 격전지인 북미에서 ‘2023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앞서 EV6는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아이오닉5는 ‘2022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바 있어, 세계 3대 자동차상을 모두 타는 쾌거를 이뤘다.
아이오닉5는 지난 2021년 자동차 강국 독일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된 이래 유력 자동차상을 휩쓸고 있다. 19일에도 ‘2023 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차’ ‘독일 아우토빌트 전기차 비교평가 1위’ 수상 소식이 전해졌다. 작년 1월부터 아이오닉 5가 수상한 주요 자동차 상은 총 13개에 이른다. EV6는 총 7개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특히 값졌던 것은 작년 12월 아이오닉5가 한국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일본에서 탄 ‘올해의 수입차’ 상이다.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는 “혁신적 내외관 디자인, 긴 완충시 주행거리, 역동적인 주행성능,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달라진 건, 정의선 회장의 품질·안전 철학이 제조 현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가 품질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 나갈 때 고객들도 우리를 믿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기꺼이 함께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모든 부서가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고객에게 감동을 드려야 한다”면서 “우리가 안전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규제 때문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원칙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최근 달라진 모습에 전세계가 주목하면서, 지난달 글로벌 유력 자동차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정의선 회장을 ‘2023 자동차산업 올해의 인물’ 50인중 1위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