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2일 오전 서울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로비를 점거한 현대모비스 노조원들이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특별성과급(400만원+주식)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 측은 앞서 지난 20일 특별격려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지급한 상태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사 측이 제멋대로 지급한 300만원을 반환하겠다”고 했다./김지호 기자

22일 오전 6시30분 서울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1층 로비에 현대모비스 노조원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울산, 창원, 충북 진천에서 전세 버스를 타고 상경한 이들은 ‘단결 투쟁’이라고 적힌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르고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파업가 등을 부르며 1시간 반 넘게 시위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같은 건물 23층 사장실 옆 회의실은 울산, 창원, 진천 지부 노조 대표를 포함한 간부 5~6명이 점거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17일 회사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이곳에서 숙식 농성을 벌여왔고, 이날 지방 노조원들이 가세한 것이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 20일 작년 연말 지급된 성과급 외에 추가로 특별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처음으로 매출 50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을 평가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급한 300만원을 반환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별격려금으로 현금 400만원에 주식까지 지급하는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달라는 것이었다. 노조는 “사측은 무조건 현대차와 동일 성과급 지급하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2사 1노조, 동일 임금’ 관행에 따라 현대차와 동일한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지급받았다며 특별격려금도 현대차와 같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이 다른 모비스의 요구는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현대모비스 설립 당시 현대차에서 이직하는 직원들을 위해 만든 2사 1노조 원칙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2월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로비에서 현대모비스 노조원들이 격려금 인상을 촉구하며 출근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43% 증가했지만 모비스는 오히려 줄었다. 게다가 현대모비스의 매출 90%는 현대차·기아에 대한 부품 납품에서 발생하고 외부 업체 수주 매출은 10%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2월에도 현대차·기아가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자 동일한 금액을 요구하며 본사 기습 시위를 벌였고, 두달여 만인 4월 20일 현대차와 동일한 400만원을 받았다. 현대제철 노조도 현대차·기아와 동일한 금액을 요구하며 지난해 5월부터 5개월 가까이 사장실을 점거했고, 이후 게릴라 파업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