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1일(현지 시각) 텍사스 본사에서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차세대 차량 조립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기대됐던 모델2 등 차세대 차량을 공개하진 않았다. 실망감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6% 가까이 하락했다. 로이터는 이날 인베스터 데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의 후계자로 불리고 있는 톰 주 등 새로운 경영진의 데뷔 무대였다”며 “머스크 외의 탄탄한 경영진 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이날 멕시코를 새로운 기가 팩토리 건립지로 공식 밝히기도 했다. 후보지로 언급됐던 한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비용 줄이고, 모델Y도 상품성 개선한다
3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가장 강조된 건 ‘제조 방식의 간소화’다. 테슬라는 기존 차량 업체와 달리 차량 앞뒤 차체를 통째로 찍어내는 기가 캐스팅 방식을 도입하긴 했지만, 차량 뼈대를 이동하며 순차적으로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라스 모래비 테슬라 부사장은 “최종 조립 전 부분 단위에서 더 많은 인원이 동시에 각 작업을 진행하게 하고, 최종 조립은 1번만 하는 형태로 제조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순차적으로 이뤄졌던 차체 제조, 도장(塗裝) 등을 사실상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생산량은 늘어나고 노동 시간은 줄어 비용이 감소한다는 게 테슬라 측 설명이다.
테슬라 측은 “모델3는 초기보다 30% 비용을 절감했다. 제품의 품질을 낮추지 않으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게 핵심”이라며 “앞으로 차량 가격이 내려가면 테슬라 구매 폭이 확대되고, 다른 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제조 공정 개선이 언제부터 적용될지에 대해선 특정하진 않았다.
테슬라는 생산 원가를 줄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차량 유지 비용을 줄이는 것도 목표의 한 축이라고 전했다. 보험사를 운영하고 자율주행 등을 이용해 사고율을 낮추며, 텍사스 주에선 한 달에 30달러만 내면 밤새 하루종일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겠다고도 했다.
신규 차량 출시와 관련해선 사이버 트럭이 올해 내 출시되며, 신차 모델 2종도 추가로 출시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모델3에 이어 모델Y의 상품성 개선도 이뤄지게 된다. ‘하이랜드 프로젝트’로 불리는 모델3 상품성 개선에 이어, 테슬라 내에선 이미 모델Y 개선 작업에 쥬니퍼 프로젝트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 기가팩토리 멕시코에, 한국은?
일론 머스크는 이날 멕시코에 “축하한다”고 말하며 멕시코 몬테레이에 새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상하이, 베를린, 텍사스, 프리몬트 등 기존 기가팩토리의 생산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는 “멕시코 공장이 건설되면 테슬라가 3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멕시코 주변에선 새 기가팩토리에 최소 50억 달러(6조5000억원) 이상이 투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멕시코와 함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던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대한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테슬라가 2030년까지의 목표 생산량을 2000만대라고 밝혔고, 이를 위해선 10곳 이상의 기가팩토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한국이 추가 지역으로 선정될 여지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기가팩토리 건설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는 건 어렵고, 수요 둔화 등 리스크로 추가 선정이 만만찮다는 견해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