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BMW가 국내 협력 업체로부터 구매한 차량 부품 규모가 4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1년 BMW코리아 매출(2022년분은 4월에 공시) 4조6700억원에 맞먹는 수치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은 한국에 다시 투자하자는 기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BMW는 30개 국내 부품사로부터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차량 부품을 구입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 중 BMW와 같이 다양한 국내 부품 협력사를 가진 곳은 드물다. 실제 2010년 7400억원 수준이었던 BMW의 국내 부품사 구매 금액은 2014년 1조원, 2017년 2조원을 넘었고 지난해 4조5000억원까지 늘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구매 금액은 25조원에 달한다.
BMW는 단순 부품 구입뿐 아니라 국내 부품사들의 글로벌 판매 확대도 지원하고 있다. 기술력 있는 자동차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BMW 스타트업 개러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서울로보틱스’는 공장에서 조립이 끝난 자동차가 스스로 물류 구역으로 이동하는 ‘생산공장 내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BMW와 공동 연구하고 지난해 7월 BMW 딩골핑 공장에서 시범 운영을 하기도 했다.
수입차 업체 중에서 가장 많은 기반 시설을 국내에 지은 것도 BMW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안을 개편하며 ‘충전 인프라 보조금’이란 항목을 만들었는데, 한국수입차협회 회원사 중 이 기준을 만족한 곳은 BMW뿐이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 전기차 80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BMW 차징 스테이션’을 여는 등 지난해 12월 기준 877기의 충전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인천 청라에 ‘BMW R&D 센터 코리아’ 를 짓기 위해 지난 17일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토지임대차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 착공을 통해 내년에 완공 예정인 R&D(연구개발) 센터는 자율주행, 전동화 등 혁신 기술 연구를 수행하는 곳으로 BMW글로벌 사업장 중 4곳에만 설치돼 있다.
R&D 센터에는 제품 개발뿐 아니라 시험이나 검사 등을 수행할 다양한 테스트 시설까지 갖출 예정이어서 국내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상윤 BMW 코리아 사장은 “국내의 우수한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BMW와 같은 외국계 기업이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