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질주 속에 전통적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 청사진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 회사는 2030년까지 전기차 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차 전환에 미온적이었던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도 이달 초 전기차 전환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전기차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은 지난 7일 도쿄에서 사업 방침 설명회를 열고 “2026년까지 전기차 모델 10종을 새로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2만4000대로 이번에 제시한 목표는 지금의 60배 이상으로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연간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전기차에서는 28위로 존재감이 없는 상태다. 뒤늦게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도요타는 전기차 전환을 위해 개발·생산·사업을 담당할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생산 공정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생산 비용을 낮추겠다고 했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전환 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맹주 격인 테슬라(작년 131만대)와 중국의 BYD(92만대)를 추격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업체 GM은 2025년 연간 100만대 전기차 생산 목표를 제시했다. 메리 배라 GM 회장은 올해 초 투자설명회에서 “2025년까지 북미에서 연간 100만대를 생산하고,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내연기관차 강국인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2026년까지 총 10종의 순수 전기차를 새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80%를 전기차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BMW는 2026년엔 3대 중 1대꼴로 전기차를 판매하고, 2030년에는 산하 미니(MINI) 브랜드를 순수 전기차 판매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우디는 2026년부터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순수 전기차만 출시해 단계적으로 내연 모델 생산을 중단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2030년까지 전기차 회사로 완전한 전환을 마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