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중국 BYD(비야디)의 1t(톤) 전기 트럭 T4K 1호 차가 처음으로 한국 고객에게 전달됐습니다. 국내 대기업 GS글로벌이 BYD와 손잡고 이 트럭을 수입·판매하는데, 이들은 이를 시작으로 현대차·기아의 ‘포터’와 ‘봉고’가 독차지한 1톤 전기 트럭 시장을 공략할 생각입니다. 이미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는 중국산 점유율이 2020년 23%에서 올 상반기 44%로 늘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차·기아도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포터·봉고와 비교해 가격은 T4K가 4660만원(보조금 제외)으로 상위 모델 기준 110만원 안팎 더 비싸지만 1회 주행거리는 최대 246㎞로 약 17% 더 깁니다. 그런데 최근 자동차업계에서는 이 차를 수입·판매하는 기업들이 ‘중국 감추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이 차를 만든 BYD가 중국 기업이고, 이 차도 중국산이란 언급을 극히 꺼리는 모습 때문입니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이 차를 구매·상담하는 통로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앱에는 ‘T4K는 누가 만들었나요? 라는 항목에 ‘BYD는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량 1위의 세계적인 전기차 제조사’라고만 돼 있습니다. 다른 항목에서도 ‘중국’이란 단어가 아예 없습니다. T4K 홈페이지도 비슷합니다. ‘BYD 소개’의 ‘생산 기지(Plant)’ 항목에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일본, 헝가리, 인도 등 6개 생산 기지 동시에 운영’이라고 돼 있습니다. T4K는 100% 중국산인데 중국을 뺀 겁니다. GS글로벌은 “BYD가 중국 기업이라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해외 공장 위주로 소개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산 차가 품질이 나쁘다’라는 인식이나 ‘중국에 대한 최근 한국 내 우호적이지만 않은 정서’ 등을 감안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포터·봉고 일색인 1t 트럭 시장에 새 선택지가 생긴 건 반갑습니다. 현재 T4K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습니다. 단순한 ‘저가 전기차’로 볼 수 없다는 거죠. 거기다 이 차는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세금인 전기차 보조금도 최소 1550만원 받습니다. 그런 만큼 좀 더 적극적이고 투명한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