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일본의 혼다와 손잡고 미국에서 ‘충전 동맹’을 결성하기로 했다고 26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들 7곳 자동차 기업은 향후 북미에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만드는 조인트벤처(JV)를 만들기로 했다. 즉, 충전소를 만드는 회사를 공동으로 차리겠다는 얘기다.
7개 기업은 이날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충전할 수 있도록 시내와 고속도로에 최소 3만곳의 고출력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모든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도록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NACS 방식의 충전기와 테슬라 외 다른 기업이 써왔던 CCS 방식의 충전기를 모두 갖춰둘 방침이다. 내년 여름 첫 충전소를 개장하는 게 목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7개 기업이 조인트벤처에 최소 10억달러(약 1조275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7개 기업이 충전소 만드는 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하기로 한 것은 고객들이 전기차 충전 부담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여러 충전소 기업이 생겨나고 충전소를 짓고 있지만 속도가 여전히 느리고, 자동차 회사 혼자서는 충전소를 대량으로 구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의 ‘동맹’은 전기차 1위 테슬라를 추격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기준 미국의 급속 충전기 중 테슬라 수퍼차저 비중이 60%에 이르는데 2만2000여곳이다. 여기에 현대차 등이 공동으로 충전소 3만곳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은 셈이다.
테슬라도 충전소를 더 빠르게 늘리겠다는 방침이어서, 자동차 기업은 물론, 기존 충전소 사업자까지 얽힌 충전 경쟁이 더 치열해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