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진영

올 하반기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대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 대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패밀리 카’를 마련하거나 활발한 야외 활동을 즐기기 위해 SUV 구입을 검토하는 소비자들을 두고 주요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 자동차나 전기차, 하이브리드까지 선택지도 다양해 최근 수년간 국내 시장에 불고 있는 SUV 열풍이 한층 강렬해지리란 예상이 많다.

현대차는 오는 10일 브랜드 대표 중형 SUV ‘싼타페’의 5세대 모델을 출시한다. 싼타페는 2000년 출시 후 지난달까지 누적 137만8200대가 팔린 밀리언셀러다. 이번 5세대는 2018년 이후 5년 만의 완전 변경 모델이다.

내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오는데, 하이브리드에는 현대차가 자체 설계한 배터리가 처음 적용된다. 신형 싼타페의 실적이 향후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설계·생산 계획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차다. 또 디자인 역시 현대차의 로고인 H를 라이트에 형상화하고, 전체적으로 육각형 박스 형태를 띠며 공간감을 대폭 키운 것도 호불호가 갈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기아도 ‘쏘렌토’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이번 달 내놓는다. 쏘렌토 역시 올해 1~7월 4만2236대가 팔려 중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한 인기 모델이다. 싼타페와 벌이는 경쟁을 의식한 듯, 차 안팎 디자인을 크게 바꿔 신차 못지않게 변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외관은 최근 기아 차종에 잇따라 들어가는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 주간 주행등(DRL)이, 실내에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이 관심을 끈다.

KG모빌리티는 효자 상품인 중형 SUV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을 9월 출시할 전망이다. 특히 이 차는 BYD의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춰 보조금을 받을 경우 3000만원대에 살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밖에도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의 상품성 개선 모델,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 부분 변경 모델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수입차 업체 중에선 도요타가 지난달 준대형 SUV ‘하이랜더’를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2000년 1세대가 출시된 하이랜더가 국내에 출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출시된 차량은 2019년 나온 4세대로, 2023년형 상품성 개선 모델이다. 한국의 SUV 열풍을 겨냥한 모델이란 평가다.

하이랜더는 하이브리드 모델만 판매하는데 연비는 리터(L)당 13.8㎞다. 좌석은 3열로 구성돼 있고 높이가 다른 계단식으로 배치돼 맨 뒤에 앉은 승객의 시야도 확보한 게 특징이다. 또 다른 일본 브랜드 혼다도 4분기 주력 SUV인 ‘CR-V’의 하이브리드 모델, 준대형 SUV인 ‘파일럿’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아우디가 4분기 대형 전기 SUV인 ‘Q8 e-트론’을, GM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은 대형 전기 SUV ‘리릭’을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