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 노조인 UAW(전미자동차노조)가 14일(현지 시각)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 완성차 업체에서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UAW가 빅3 업체에서 한꺼번에 파업을 진행하는 건 1935년 노조 설립 후 처음이다.

산별노조인 UAW는 3개 업체 노조원 14만6000명을 대표한다. 4년마다 각 회사와 임금 인상 등 노사 계약을 갱신한다. 이전 4년 계약의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결국 파업에 돌입했다. AP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미주리주 웬츠빌의 GM 공장, 미시간주 웨인의 포드 공장, 오하이오주 톨레도의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시작된다. 로이터는 “1~2주 내 협상이 완료되지 않으면 파업은 더 큰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미 컨설팅 회사인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파업이 10일간 지속하면 50억달러(6조63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노사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UAW는 최초 46% 임금 인상 요구안을 36%까지 낮췄지만, 주당 근무 시간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이고 생활비, 퇴직자 혜택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GM과 포드는 20%, 스텔란티스는 17.5% 인상안을 UAW에 보냈다. 블룸버그는 UAW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빅3 회사의 인건비는 앞으로 4년간 800억달러(106조원)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 셀즈’는 지난달 UAW와 25% 임금 인상에 합의하면서 이번 파업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임단협을 두고 완성차 업계에 파업 전운이 일고 있다. 르노코리아차와 한국GM은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모두 노조 투표에서 부결됐다. 지난 12일 임단협에 합의한 현대차는 18일 노조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기아는 아직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5~6일엔 현대모비스의 생산 자회사인 모트라스 등이 파업을 벌여 현대차 6000대가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