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다음 달 1일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다. 지난 24일부터 인증 중고차 판매에 나선 현대차에 이어 기아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표적 레몬 마켓으로 불려온 중고차 시장에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신차 출고 후 5년, 10만㎞ 이내 무사고 차량을 취급하는 등 얼개는 현대차와 비슷하지만, 기아는 전기차를 포함한 전 차종이 판매 대상이다. 현대차는 데이터 미확보 등을 이유로 당분간 전기차 중고차를 판매하지 않는다.
기아는 중고 전기차의 정확한 가치 산정을 위해 품질 등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배터리 등급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을 종합해 전체 등급이 부여되는 시스템으로 배터리의 잔여수명, 안전성을 정밀하게 진단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진단기인 ‘스마트 EV 솔루션’을 활용한다.
기아는 고객으로부터 차량을 매입한 후 9단계 200항목에 이르는 진단, 검사 과정을 거친다. 신차에 제공되는 프로텍션 패키지 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 등 주요 부위에 필름을 부착하고 최고급 유리막 코팅으로 시공한 후 구매자에게 되판다.
고객들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360도 가상현실(VR) 이미지, 200개 항목에 대한 검수 결과, 유사 모델의 최근 거래 이력, 차량에 장착된 옵션 등을 확인하고 결제, 배송까지 진행할 수 있다. 차량을 배송받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7일 내 환불이 가능하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 3000대, 내년 1만5000대, 2025년 2만대 중고차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당분간 기아 차량만 판매하지만, 타 브랜드를 취급하는 방안도 열어놨다. 이종혁 국내CPO사업팀장은 “추후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타브랜드) 추가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