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충전 규격을 주도하는 테슬라가 90% 이상 전기차를 충전할 경우 분당 1달러를 추가로 물리는 ‘혼잡 부담금’ 정책을 도입했다. 한 사람이 오랫동안 충전기를 이용하며 발생하는 고객 적체 현상을 막겠다는 취지다.
23일(현지 시각)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수퍼 차저에서 이 같은 부담금 정책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수퍼 차저는 테슬라의 충전 시설로 다른 전기차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 이온 배터리의 특성상 80~90% 이상 충전 시 충전 속도가 현저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객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걸 막겠다는 게 테슬라 측 의도다. 100% 충전이 열화 현상 등을 증폭시켜 배터리 성능을 감소 시킨다는 것도 감안됐다.
테슬라의 이 같은 정책이 처음은 아니다. 테슬라는 수퍼 차저를 한 운전자가 오래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 일부 충전소에서 충전량을 80%로 아예 제한하거나, 충전이 끝난 후 차를 계속 대 놓으면 추가 수수료를 물리는 정책을 펴왔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차량 판매 시 주행거리는 100% 완충 기준으로 표시하고, 충전을 80%만 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테슬라코리아는 22일부터 국내 수퍼 차저 시설을 모든 전기차에 개방했다. 이전엔 테슬라 차량만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수퍼 차저의 혼잡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엔 아직 혼잡 부담금 정책이 도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