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가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올랐다. 중국 차가 60년 역사를 가진 유럽 올해의 차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중국 차가 가격만 싼 자동차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품질도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중국 차 침공’이 본격화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자동차의 경우 유럽 올해의 차 후보에는 여러 차례 올랐는데, 실제 올해의 차로 선정된 건 2022년 기아의 EV6가 유일하다.

1일(현지 시각) 독일 에센에서 열린 에센 모터쇼에 전시된 중국 BYD의 전기 자동차를 관람객이 살펴보는 모습. /AP연합뉴스

유럽 올해의 차 평가위원회는 내년 2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발표할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로 중국 BYD(비야디)의 중형 전기 세단 ‘실’(Seal)과 BMW의 5시리즈, 기아 EV9, 푸조 3008, 르노 시닉(Scenic), 볼보 EX30, 도요타 C-HR 등 7대를 선정해 최근 발표했다. 이 상은 지난 1964년부터 해마다 유럽에서 판매된 신차를 평가해 최종 한 대를 올해의 차로 선정한다. 유럽 22국에서 자동차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기자 59명이 심사위원단으로 평가에 참여한다.

이 상은 특히 외부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독립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중국 기업의 순수 전기차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중국의 전기차 제조 능력이 기존 글로벌 자동차 회사 못지않다는 걸 인정할 때가 됐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인 BYD는 내수 판매는 물론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분기(7~9월) BYD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43만1603대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1위 테슬라(43만5059대)를 3000대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한편 중국 현지 언론은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BYD의 실뿐만 아니라 볼보 EX30까지 포함해 중국 자동차 후보를 2대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볼보가 스웨덴 브랜드이긴 하지만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이 지난 2010년 볼보를 인수한 데다 이 차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는 게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