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가 지난 4분기(10~12월) 순수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첫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란 반응이 나왔다. 비록 BYD 판매량의 90% 정도가 중국 내수라는 한계가 있지만, 테슬라를 넘어서는 규모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판매망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은 BYD가 4분기에 전기차 52만6409대를 판매해 테슬라를 앞지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테슬라는 4분기 판매량이 48만3200대 안팎으로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 BYD는 지난해 전기차 158만대를 팔아 182만대의 테슬라를 바짝 따라붙었다. BYD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아예 생산하지 않고 전기차와 충전식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만 만들어 파는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합한 전기 동력차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판매량이 302만대로 테슬라를 크게 앞선다.
현재 생산 기지가 중국 내에만 있는 BYD는 해외 판매가 약 24만대(8%)에 그쳐 대부분 국내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BYD는 최근 미국의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중국 밖에 생산 기지를 구축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하반기 연 15만대 규모의 태국 전기차 공장을 가동하고, 헝가리에도 첫 유럽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는 BYD가 싼 가격을 앞세우는 과거 전형적인 중국차 전략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기업처럼 다양한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하는 게 경쟁력이라고 분석한다. 세단과 SUV를 아우르면서 중저가 소형차부터 고가의 중·대형차까지 다양한 전기차 제품군을 갖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또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를 직접 개발·생산하는 것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