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526만대의 차량을 수출하며 처음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중국은 2017년부터 6년 연속 1위를 지켜온 일본을 100만대가량 차이로 제쳤다. 중국 차는 내연차 분야에서는 유럽이나 미국 차량을 흉내 낸다는 의미로 ‘카피캣’으로 불렸지만, 최근엔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인정받는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수출이 크게 늘었다.

9일(현지 시각)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중국이 전년보다 69% 늘어난 526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2020년 100만대가 채 안 됐던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021년 201만대, 2022년 311만대 등 3년 만에 5배 넘게 늘었다. 일본은 지난해 1~11월 400만대 자동차를 수출했는데, 닛케이 등 외신은 일본의 2023년 차량 수출을 430만대로 예측했다.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은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20여 국가에서 전기차 시장 1위에 올랐고, 중국의 대표 전기차 회사 BYD는 지난해 4분기 기준 테슬라의 판매량을 넘어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전기차 육성 정책을 펼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업체에 과감한 보조금, 세금 감면 혜택을 주며 성장을 도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9~2022년 중국 전기차 업체에 주어진 세금 관련 혜택은 40조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중국은 전기차 제조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고, 500만원짜리 전기차부터 프리미엄 모델까지 다양한 차량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최근엔 화웨이·샤오미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도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차량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간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 사립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2만개 부품이 쓰이는 전기차 특성을 감안할 때, 후방 부품 산업 등에서도 중국 업체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