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GM, 포드를 제치고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이 연간 기준으로 미 전기차 시장 판매 2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으로, 2014년 기아 쏘울EV를 내세워 미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모든 차량이 세액 공제 모델에서 제외됐음에도 미국 브랜드를 제치고 미래차의 핵심 전장인 전기차 시장에서 거둔 성과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자동차 평가 기관인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7.8%를 차지했다. 1위는 테슬라(65만4888대· 55.1%) 였고, 3위는 7만5883대를 판매한 GM, 4위는 7만2608대 판 포드였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엔 5만8028대를 판매해 테슬라, 포드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판매량이 63% 증가하며 2위로 올라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 증가는 세단, SUV 등 다양한 모델을 내놓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GM과 포드가 픽업트럭, 대형 SUV 등에 판매를 집중하는 것과 대비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대차는 전기 세단을 생산하는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라며 “작은 차로 크게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아이오닉5의 경우 2022년 대비 47.6% 판매량이 증가한 3만3918대, 니로 EV(1만2157대), 코나 EV(8866대)도 판매량이 48%, 96% 늘었다. 지난해 미국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6는 1만2999대가 판매됐다. 여기에 IRA 세액 공제 예외조항에 해당하는 리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것도 판매량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전체 전기차 판매의 40%가량을 리스로 판매했다.
올해 하반기부턴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라 판매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미국 현지 제조를 통해 IRA 요건을 확보하게 되면 판매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미국 시장 전체 판매에선 165만2821대를 판매해 도요타, GM, 포드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