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는 폐차한 전기차에서 나오는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인 ㈜이알 지분을 사들였다고 22일 밝혔다. 이알은 경남 김해에 있는 2008년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투자 금액과 세부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알은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중 ‘전처리’ 분야 기술력이 있는데, 지분 투자로 이 회사 기술과 관련 설비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처리는 사용 후 배터리를 해체한 후 잘게 갈아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소재 희귀 금속이 포함된 가루인 ‘블랙 파우더’를 만드는 과정을 가리킨다. 블랙 파우더에서 필요한 금속을 추출해 배터리 등을 다시 만드는 단계를 ‘후처리’라고 부른다.

전기차나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로봇 등 미래 전기 동력 모빌리티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 들어가는 희귀 금속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이런 금속을 확보하고자 세계 곳곳의 광산 기업 등과 협약을 맺고, 사용 후 배터리 및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차되는 전기차는 2025년 56만대에서 2030년 411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할수록 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북미, 동남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폐차된 전기차를 확보해 사용한 배터리를 회수·재활용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밖에 국내에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 코오롱, 두산 등이, 해외에서는 테슬라, 폴크스바겐, BMW 등 주요 기업들이 이 분야에 진출해 사용 후 배터리 및 기술력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