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현대차·기아가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 2위에 오른 것을 두고 이같이 보도했다. 선두 테슬라와는 아직 격차가 크지만 적극적인 투자로 전통 자동차 기업 가운데에서는 가장 도드라진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순수 전기차 9만4340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63% 늘어났다. 테슬라(약 65만대)와의 격차는 아직 크지만, 이른바 전통 자동차 기업이자 미국 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7만5883대)과 포드(7만2608대)를 2만대 안팎 앞섰다.
현대차·기아는 올해는 미국 현지 생산을 더 확대해 테슬라 추격에 나선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연간 전기차 판매량 10만대를 훌쩍 넘기는 것은 물론, 시장점유율 2위를 지키는 게 목표다.
우선 EV9<사진>이 2분기 중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현지 생산될 예정이다. 그 밖의 다른 차종도 추가로 현대차·기아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말쯤에는 현대차그룹의 첫 해외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조지아주에서 가동을 시작한다. 보조금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전기차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단 5종의 전기차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파는 테슬라와 달리 현대차·기아는 소형차부터 고급차까지 9종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권위 있는 상을 통해 품질도 인정받고 있다. 기아 EV9과 EV6는 올해와 작년 ‘북미 올해의 SUV’로 뽑혔고,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는 2022년과 2023년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 상을 잇따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