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70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쯤 차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을 반영한 조치다. 현대차는 국내 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 딜러사들로부터도 하이브리드 제네시스를 출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새로운 하이브리드 엔진과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기존보다 모터가 하나 더 붙는 형태로, 개발이 완료되면 이를 제네시스 모델에 탑재해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차량을 내년쯤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당초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차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었다. 내연기관차에서 곧바로 전기차로 변경 출시되는 구조였는데, 전기차 수요 둔화가 점쳐지며 하이브리드 차량을 투입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5.3%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낮아진 반면, 하이브리드카 비중은 3.5% 포인트 늘어난 10.6%까지 높아졌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지난달 2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 예상치는 작년 대비 28% 성장한 48만대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까지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출시는 고객들이 1회 충전 거리가 아니라 충전 시간을 더 중요시한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기도 하다. 초고속 충전 기술이 도입됐긴 했지만 이는 차량과 충전기에 따라 제한되는데다 여전히 20~3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늘리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현대차에 득이 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장의 차량 판매는 늘겠지만, 전기차 전환을 늦추게 돼 테슬라 등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가 미래차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개념과 하이브리드 차량이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SDV는 전기 사용량이 많아 배터리 용량이 큰 순수 전기차에서 실현이 가능한 개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