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인도 현지 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자 증권가에서 갑론을박이 거셉니다. 현대차는 인도 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해 4조원가량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입니다. 국내 자동차 회사가 해외 법인을 상장하는 건 처음입니다. 그러자 현대차 일부 주주는 미래 핵심 시장을 떼 현지 증시에 상장하면 현대차 주가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쪽에선 미래 투자 재원 마련 차원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차가 인도 법인의 현지 상장을 추진하는 건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하고, 인도 증시가 적격지라고 판단됐기 때문입니다. 현대차는 전기차 등 미래차 전환을 위해 매년 10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합니다. 올해에만 12조4000억원, 2032년까지 109조원 투자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은 19조원입니다. 인도 증시는 지난해 19% 오르면서 상장사 시가총액이 4조3300억달러(약 5750조원)로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라섰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을 이탈한 글로벌 자금이 인도로 몰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렸고, 자금 조달도 쉽게 한 겁니다.

일부 주주는 ‘중복 상장’ 등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합니다. 인도라는 미래 핵심 시장을 현대차에서 분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 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재평가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가 좋은 실적에도 장기간 낮은 주가에 허덕인 건 내연기관차는 시한부 상품이고, 이를 만드는 공장은 투자 가치가 없는 ‘정크 애셋’으로 분류된 탓도 있었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더딘 인도에선 앞으로 10년 정도 내연기관차 판매는 계속될 것이고, 일단 전기차 전환이 시작되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인도 법인이 잘나가면 결국 모회사인 현대차에 대한 평가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결국 인도 법인 분리 상장으로 주주 가치가 높아질지 훼손될지는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얼마나 좋은 실적을 거두는지에 달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