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룰라 대통령(가운데),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과 만나 'N 비전 74'(수소 테스트카) 모형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브라질 정부

현대차그룹이 중남미 최대인 브라질 자동차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위해 향후 9년간 11억달러(1조5000억원)를 브라질에 투자하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해 말 대규모 탈탄소화 인센티브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에 발맞춰 브라질 맞춤형 차량을 개발하고 친환경차 투입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22일(현지 시각)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2032년까지 브라질 친환경차 부문 등에 1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현대차는 브라질 맞춤형으로 에탄올과 휘발유를 혼합해 사용하는 FFV(혼합연료 차량) 차량 개발에 돌입한다. 에탄올의 차량 연료 사용 여부는 국가별로 다른데 브라질에선 에탄올을 섞은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아이오닉5, 코나 EV, 올해 양산 예정인 기아 EV5 등 전기차도 브라질 시장에 차례로 투입할 예정이다. 21만대 규모의 브라질 생산 공장도 설비 보강할 계획이다.

브라질은 지난해 218만대 차량이 판매된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전기차 판매는 2만대 정도이지만 매해 100%가량 성장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더욱이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12월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업체에 190억헤알(약 5조1000억원) 규모의 감세 및 보조금 혜택을 부여하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전기차 전환에 시동을 건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브라질에서 18만6000대를 팔아 판매 4위에 올랐는데, 친환경차 판매를 늘려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원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브라질과 함께 성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