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까지 열린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BYD 전시장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내 전기차 판매 증가가 주춤하자 중국 업체들이 해외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곳이지만, 최근 수요가 줄고 가격 인하 등 판매 경쟁이 거세지자 업체들이 해외 판매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12일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수출 대수는 103만600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과 비교하면 68.5% 증가한 수치다. 올해 1~2월 수출 대수도 17만4000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79% 늘어났다.

중국 내에선 중국 전기차 시장이 과포화됐다는 분석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HSBC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은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100여개의 모델이 새롭게 출시됐다. 이에 따라 경쟁에서 도태된 다수의 업체들이 위기를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윌리엄 리 니오 CEO는 “향후 2년간 치열한 판매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 상무부가 최근 자국 자동차 업체들에 해외 시장 진출을 독려하고 연구, 물류, 공급망 등의 분야에서도 해외 업체와 협력하라고 독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건 전기차 1위 업체 BYD다. 이들은 최근 우즈베키스탄 공장에서 차량 인도를 시작했고, 태국 공장에서는 7월부터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헝가리와 브라질 등에 공장 건설을 발표했고, 멕시코에도 신규 공장을 짓는 방안을 타진 중이다. 현재 한국에서도 대거 인원 충원에 나서고 있어, 이르면 올해 연말쯤 국내에서 전기 승용차를 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창안자동차도 태국에 해외 첫 전기차 생산기지를 세우고, 동남아 본부를 꾸려 현지 영업점 늘리고 있고, 샤오펑은 최근 UAE, 이집트, 요르단 등의 딜러십 체결 계약을 발표하고 중동 공략에 돌입했다.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으면,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부문 손실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업체들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별도로 전기차 사업부(e-포드) 실적을 공개하는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부문에서 47억 달러(6조2500억원)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