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대통령이 숀 페인 UAW 위원장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외국계 자동차 업체에 대한 노조 결성에 나서면서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빅4 ‘자리에 오른 현대차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UAW가 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캠페인 강도를 높이는 데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UAW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에서 UAW의 세(勢) 확대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UAW는 최근 현대차,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외국 업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노조 가입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UAW는 현대차 소속 근로자의 30%가량이 노조 가입 카드에 서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UAW가 노사 협상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근로자 70% 이상 가입이 필요하다. UAW는 그동안 미국 완성차 빅3(GM, 포드, 스텔란티스) 중심의 운영을 해왔지만, 지난해 말부터 도요타, 현대차 등을 직접 거론하며 이들 업체에 노조를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2028년엔 빅3가 아니라 빅5, 빅6를 상대로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빅3인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4위를 기록한 현대차는 2030년까지 8000명가량을 미국에서 신규 고용할 예정이다. 당장 올해 10월부턴 조지아주에서 연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전기차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다. 업계에선 UAW가 노사 협상 지위를 따내지 못한다 해도, 이 자체가 임금 협상의 지렛대로 작용해 노동자 임금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UAW 홈페이지에는 현대차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토요일에 특근하는 것이 힘들고 지친다”고 쓴 글 등 현대차에 대한 불만 사항이 여럿 올라와 있다.

오는 11월 미 대선 앞두고 정치권에서 UAW 주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는 것도 부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국정 연설에서 숀 페인 위원장 등을 호명한 뒤 “중산층이 나라를 만들었고, 노조가 중산층을 만들었다”고 했다. UAW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보다 적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선 이에 화답하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 2위를 기록했고 GM, 포드 등 미국 업체나 도요타 등 보다 전동화 움직임이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