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5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28년까지 5년간 3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CEO 인베스터 데이는 기업이 주주·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다. 투자 금액이 작년 발표한 5개년 계획보다 5조원 늘었다. 지난달 현대차 그룹 차원에서 밝힌 투자 계획은 국내에 주로 초점을 맞췄던 반면, 이날 발표는 기아의 독자적 국내외 투자에 관한 것이었다.
기아는 38조원 중 미래 사업에 1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비율은 전기차 전환이 65%, PBV(목적기반차량)가 19%,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가 8%, AAM(미래항공모빌리티)·로보틱스가 5%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430만대, 전기차 160만대, PBV 25만대 판매를 핵심 목표로 삼았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하이브리드 시장의 확대를 감안해, 하이브리드 차종을 현재 6개에서 2028년 9개로 늘린다. 주요 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생기는 셈이다. 전기차는 현재 6종에서 2027년 15종으로 늘린다. 올해 국내·북미·유럽 등에서 EV3 출시를 시작으로, 대중화를 목적으로 EV 모델을 잇따라 내놓는다. 또, 사용자가 용도에 따라 차량 내부 구조 등을 바꿀 수 있는 PBV를 내놔 전기차 수요를 늘릴 계획이다. 2025년 중형 PBV인 PV5를 출시하고, 2027년에는 대형 PBV인 PV7도 선보인다.
기아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확장 중인 인도·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아 중국 공장을 활용해 이 시장에 내놓을 차량 생산을 늘린다. 작년 8만대를 파는 데 그쳤던 이 시장에서 2027년까지 판매량을 25만대로 늘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