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1~3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와 밴 등 RV(레저용 차량)가 판매량 1~4위를 차지했다. 톱(TOP) 5에 줄곧 자리했던 그랜저가 6위에 머무르며, 톱5에 세단은 없었다. 내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크고 활동성을 갖춘 일부 차종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중형 SUV 쏘렌토(2만 6929대)다. 중형 SUV 싼타페(2만 3313대), 대형 RV 카니발(2만 2681대), 준중형 SUV 스포티지(1만 9661대)가 그 뒤를 이으며, 판매량 1~4위를 SUV 등 RV가 차지했다.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는 차종이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를 앞두고, 내부가 넓고 활동에 용이한 차량 구매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5위는 포터(1만9314대)다.
내수 판매 톱 5에 세단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줄곧 톱5에 포함돼 왔던 그랜저의 판매 감소 영향이 크다. 그랜저는 지난 1분기 1만 3698대 팔리며 6위를 차지했다. 작년 1분기엔 2만 9864대 팔리며 1위를 기록했는데, 1년 새 판매량이 54% 줄어든 것이다. 그랜저의 신차 효과가 낮아졌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그랜저는 2022년 11월 출시된 모델이지만, 판매 1~3위를 차지한 싼타페·쏘렌토·카니발은 작년 하반기 새롭게 출시된 모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선호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2020년 1분기엔 그랜저(1위), K5(3위), 쏘나타(5위)가 톱5에 들며, 세단이 큰 인기를 누렸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1분기에는 톱5에 세단이 1~2개씩 포함됐지만, 올해는 세단이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