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LA 오토쇼(2023 Los Angeles Auto Show)'에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N’ 등 차량이 전시돼 있다./현대차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가운데 가장 상승세가 뚜렷했던 미국에서도 자동차 재고가 쌓이며 차를 대폭 할인해 파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1~2022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겪는 와중에 차를 사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자동차 구매에 나서면서 지난해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은 호황을 경험했다. 이런 대기 수요가 대부분 해소됐고 이제는 고물가 속 자동차 소비 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5월 초 기준 미국 자동차 시장에는 약 76일 분량의 재고가 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판매량을 감안해 재고가 모두 소진되는 데 76일이 걸린다는 뜻이다. 2021년 35.7일에서 2배가 됐다. 주요 기업 가운데에선 현재 미국 빅3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가 재고량이 150일 치로 가장 많았고, 포드도 100일 분량의 재고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도요타가 31.9일로 가장 재고가 적은 편이었다. 현대차는 72일로 업계 평균보다는 낮았다.

재고가 많다 보니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들이 작년에 생산된 모델을 중심으로 대폭 할인을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의 닷지가 평균 6753달러(약 924만원), 크라이슬러가 평균 6252달러(약 855만원) 할인을 해주고 있다. 포드와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도 평균 할인액이 3100달러(약 424만원) 안팎이다. 내연차보다 최근 더 수요가 주춤한 상황인 전기차는 할인 폭이 더 크다. 포드의 경우 머스탱 전기차를 8000달러,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1만달러 안팎 할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