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승용) 시장 점유율이 올 1~5월 11.2%로 이 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 미국에 대형 전기 SUV인 기아 EV9을 출시하면서 소형·중형급부터 대형급까지, 세단부터 SUV까지 판매 차종을 9개로 빠르게 늘린 게 비결이다.
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1~5월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 승용차 43만7246대 가운데 현대차·기아 제품은 4만8838대로 점유율이 11.2%였다. 순위는 테슬라 다음인 2위다. 작년 같은 기간(6.8%)보다 큰 폭으로 늘었고, 직전 최고치였던 2022년 10.6%를 웃돌았다. 미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성장세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최대 7500달러인 전기차 보조금을 못 받고 있지만, 그만큼 인센티브(할인)를 늘려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 전기차 시장 부동의 1위인 테슬라의 점유율은 2022년(이하 1~5월 기준) 66.1%, 작년 59.7%, 올해 51.7%로 점차 줄고 있다. 기아는 이 기세를 몰아 내년 미국에 소형 전기차 EV3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미 조지아주에 짓는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 플랜트’가 내년 본격 가동되면 미국 내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올해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지 않은 반면, 주요 기업들은 미국에서 2만~3만달러 안팎의 전기차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어서 테슬라 추격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