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는 6·25전쟁 참전 용사를 기리는 ‘한국공원(Korea Park)’이 있다. 서울시가 앙카라와 자매결연을 맺은 계기로 1973년 헌정했는데, 50년이 흐르며 시설이 낙후돼 시민들 발길이 점점 드물어지는 공간이 됐다. 지난해 현대차 공장이 있는 튀르키예를 찾았다가 이곳에 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시설을 보수해 주고 싶다”고 제안했다. 한국공원은 약 10개월 만에 새 단장을 마쳤다.
현대차그룹은 앙카라 한국공원 개선 프로젝트를 마치고 지난달 25일 준공식 및 개장을 했다고 7일 밝혔다. 개장한 날은 6·25전쟁 74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날이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6·25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 중 넷째로 많은 인원(2만1212명)을 파병했고, 이 중 1000여 명이 전사해 한국과 ‘형제의 나라’로 불린다.
현대차그룹은 해마다 이곳에서 참전 용사 추모 행사가 열리는 만큼,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 잘 표현되고 공원을 찾은 생존 참전 용사와 가족 등 방문객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공원을 개선했다. 약 1만㎡(약 3000평) 이르는 공원이 전반적으로 깔끔해졌고 휴식 공간이 크게 늘었다. 오래된 관리실은 한옥으로 재탄생했고, 한국 전통 팔각정 형태의 휴식 공간 ‘우정의 집’도 새로 들어섰다. 두 건물은 경북 문경에서 제작한 뒤 현지로 옮겼고, 국내 목공 전문가 6명이 튀르키예로 날아가 2주 동안 직접 설치했다.
공원에 있는 높이 9m의 위령탑인 ‘한국전쟁참전기념탑’은 전통 보존을 위해 그대로 두되, 상단부 오염·변색 부위를 세척하고 하부는 재도색했다. 기단부 파손 부위는 석재를 교체했다. 한국과 튀르키예 양국 국기가 그려진 공원 담장과 벤치, 차양 등도 손봤다. 파손이 있던 기존 공원 바닥은 내구성 높은 트래버틴(천연 대리석)으로 전면 교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 단장을 계기로 튀르키예군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