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현대차·제네시스 전기차 13종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했다. 지난 1일 인천 청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난 불이 대형 화재로 확산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당시 벤츠에는 소비자들에게 낯선 세계 10위권인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들어가 있었는데, 배터리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
지난 10일 현대차 홈페이지에 따르면, 소형 SUV인 ‘코나 일렉트릭’ 2세대에 중국 CATL 배터리를 쓴 것 외에는 모두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에도 언론이나 고객 문의가 있을 시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문의가 많아 접근성을 더 높인 차원에서 아예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자동차 회사로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의 고객센터나, 딜러들에게는 “내 차에 들어간 배터리가 어디 제품인지 알려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그룹의 기아가 조만간 비슷한 방식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 국내 수입차 1위 BMW도 이르면 이번 주 중 홈페이지에 모든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도 내년 배터리 제조사 전면 공개를 추진 중이지만,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배터리 제조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라 본사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