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차 전 차종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조사를 12일 공개했다. 최근 벤츠 전기차에 난 불이 대형 화재로 번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에 대한 불안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국내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한 건 지난 10일 현대차에 이어 기아가 두 번째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12일 기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기아 전기차 전 차종(12종) 중에 10종이 한국 배터리 제조사인 SK온과 LG 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레이 EV(2023년 8월 이후 생산)와 니로 EV(2세대)에는 중국 1위 제조사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난 1일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소비자들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불안이 계속 확산되면서 이런 움직임이 다른 자동차 회사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들은 고객센터 등을 통해 차의 배터리 정보를 알려달라는 문의를 수없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위험을 걱정하며 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다만 완성차 업체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를 강요할 수는 없어, 정부도 제조사 공개 시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책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는 현대차와 기아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BMW도 조만간 공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내 전기차 판매 상위권인 테슬라, 벤츠, 폴크스바겐 등 수입차는 아직 뚜렷한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