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경기 수원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제작된 연두색 차량 번호판들을 정리하는 모습. /뉴시스

가장 저렴한 모델 가격이 3억원대부터 시작하는 수입차 브랜드 벤틀리는 올 1~7월 국내 판매량이 1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줄었다. 가장 큰 이유는 법인차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7월에는 판매된 벤틀리 차량 중 348대(75%)가 법인차였지만, 올해는 법인차가 123대 팔리는 데 그쳤다.

자동차업계는 법인차 수요가 급감한 가장 큰 요인으로, 올해부터 정부가 새로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한 것을 꼽는다. 법인 명의로 고가 차량을 구입한 뒤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막는 게 목적이었는데, 이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자동차 시장 정보 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8000만원 이상 법인차는 올 1~7월 2만7400대가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줄었다. 전체 국산·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가 24만1172대로 같은 기간 4.2%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훨씬 가파르게 감소한 것이다.

특히 벤틀리처럼 억대의 차만 판매하는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의 법인차 등록 대수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법인차가 26대 등록됐던 애스턴마틴은 올해 법인차 등록 대수가 단 1대에 불과했다. 마세라티도 같은 기간 180대에서 104대로 42%가 줄었다. 고가 브랜드 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포르셰도 올해 법인차로는 2219대만 등록돼 감소 폭이 47%나 됐다.

개별 차종 중에는 국내 CEO들이 많이 애용하는 제네시스 G90이 타격이 컸다. 9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데, 올해 3607대만 법인차로 등록돼 작년 1~7월보다 46% 줄었다. 수입차 중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가 부진했다. 법인차로 등록된 것이 올해 1843대로 같은 기간 6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