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선 중국이 세계 각지로 차를 실어 나르면서 자동차 전용 운반선(카캐리어) 이용료가 코로나 이전의 5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국산 전기차 수출이 급증하면서 이를 실어 나를 배가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심화된 데 따른 결과다. 전용 운반선을 구하지 못한 일부 국내 완성차 업체는 컨테이너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운임 급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19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6500CEU(1CEU는 소형차 1대 공간)급 운반선을 하루 빌리는 용선료는 10만5000달러(약 1억4000만원)에 이른다. 2022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10만달러대다. 용선료는 앞서 2016년 4분기부터 코로나가 심각하던 2021년 1분기까지 2만달러(약 2700만원)를 밑돌았지만, 이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중국산 자동차 수출 확대, 자동차 운반선 공급 부족 현상 등이 겹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내수에만 머물던 중국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를 앞세워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리는 가운데 2010년대 후반 잇따른 자동차 운반선 폐선과 신조 물량 축소 여파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발 자동차 해상 물동량은 2020년 61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300만대로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는 382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운항 가능한 자동차 전용선 숫자는 2020년 749척에서 지난해 740척으로 줄어들며 공급은 빠듯한 상태다. 새로 배를 주문하더라도 2~3년씩 걸리다 보니 고운임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전용 선사인 현대글로비스를 계열사로 둔 현대차·기아와 달리 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 등 중견 완성차 3사의 물류난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업체들은 수출 물량이 적고, 전용 선박을 잡기 어렵다 보니 컨테이너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컨테이너 운임까지 작년 말부터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컨테이너가 전용선보다 비쌌는데,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지난해의 3배 수준으로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