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톱2 자리를 지키는 현대차·기아가 사상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 10만대를 달성한다.국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올해 전기차 판매는 12만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 1~9월 미국 현지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판매한 전기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7만111대)보다 30.3% 증가한 9만1348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4만8297대, 기아는 80.3% 급증한 4만3051대를 각각 판매했다. 월평균 1만대 이상 판매가 이어지면서 이달 안에 합산 10만대 판매 돌파가 유력해졌다.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전기차 판매량(9만4340대)을 10달 만에 넘어서면서 12월까지 연간 판매 대수는 12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증가세는 다소 주춤했지만, 기아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 등의 신차 효과를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쏘울 EV가 판매되기 시작한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연간 전기차를 1000∼2000대 파는데 그쳤다. 하지만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등이 출시되며 2021년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22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아이오닉5, EV6 등이 출시되며 판매량을 크게 고 확대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중 올 들어 9월까지 미국 현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증가한 3만318대를 기록한 아이오닉5로 집계됐다. 기아 EV6도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1만5985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전기차 판매는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조만간 양산에 들어가면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를 포함해 모두 6∼7 차종이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HMGMA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현지 보조금 수령 요건인 ‘미국 내 생산’을 충족함에 따라 부품과 광물 요건 등에 따라 보조금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