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4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이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오르며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해온 지난 6년간 현대차그룹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톱 3, 미국 전기차 시장에선 테슬라와 경쟁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정 회장을 ‘자동차 산업 올해의 리더’로 선정하며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그룹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와 PBV(목적 맞춤형 차량)뿐 아니라 전기차와 수소 에너지 분야 등에서도 위상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고객 강조 경영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2022년 글로벌 판매 톱 3에 오른 데 이어 올 들어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를 받았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가운데 이 같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업체는 현대차·기아 외에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일본 도요타뿐일 정도다.

2022년부터 일본 도요타, 독일 폴크스바겐과 3강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톱 4′에 진입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이어가고 있다.

◇톱5 중 올 상반기 수익성 최고…1분기엔 폴크스바겐 영업이익 웃돌아

현대차와 기아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률은 10.7%를 기록하며 도요타(10.6%)를 제치고 톱 5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스텔란티스의 영업이익률은 10%를 나타냈고, 폴크스바겐은 6.3%, 르노-닛산-미쓰비시는 4.2%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매출은 139조4599억원, 영업이익은 14조9059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엔 영업이익이 6조9831억원을 나타내며 폴크스바겐 그룹의 6조7395억원(8800만유로)을 웃돌기도 했다.

특히 올 들어 상반기 판매량이 작년보다 소폭 줄어든 상황에서도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고수익 차량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 올 상반기 판매 중 RV(레저용 차량)와 제네시스 비중은 전체의 60%를 웃돌았고, 기아도 미국 내 RV 판매 비중이 78%에 달했다”고 말했다.

재무성과, 기술·상품 경쟁력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브랜드 가치도 증가 추세다. 2020년 합산 201억달러였던 브랜드 가치는 올해는 현대차(230억달러)와 기아(81억달러)를 합쳐 311억달러로 늘었다.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현대차그룹 제공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시장 선도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에서 선도 브랜드 위상도 지키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 대비 60.9% 증가하며 테슬라에 이어 톱2 올랐다. 다만 미국 대선, 중동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를 요구받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 21개를 선보이고, 기아는 PBV 모델을 2027년까지 15개 내놓으며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인 상황에도 정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미리미리’ 준비할 것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