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앞 유리 전체를 화면으로 만드는 ‘홀로그래픽 HUD’ 기술 이미지. 현대모비스와 독일 자이스가 개발한다. /현대모비스

차량 앞유리 12인치(약 30cm) 이내 공간에 각종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앞유리 전체로 확대하는 신기술이 개발된다. 기존 HUD가 내비게이션 경로나 과속 안내 등 숫자나 기호 위주의 간단한 정보만 표시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화면 범위가 50~60인치로 넓어지고 해상도도 TV모니터 수준으로 높아짐에 따라 사고 위험 안내, 주변 차량 위치와 같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조수석 동승자는 유리 화면을 통해 자유롭게 영화나 영상통화 등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안전을 위해 운전자는 조수석 쪽 화면이 보이지 않게 한다.

현대모비스는 13일 독일 광학 기업 ‘자이스(ZEISS)’와 함께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이 같은 ‘홀로그래픽 HUD’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국 포드, 독일 BMW, 일본 도요타 등도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홀로그래픽 HUD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안전 주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운전석에 탑재되는 각종 정보 표시 장치도 없앨 수 있어 차량 실내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와 손잡은 독일 자이스는 세계 1위 반도체 노광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핵심 파트너로 극자외선(EUV) 관련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한 세계적인 광학 기업이다. 삼성전자·TSMC·인텔 등이 줄을 서는 ‘수퍼 을’ ASML의 EUV 장비에 들어가는 특수 반사거울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들 수 있어 ‘수퍼 을의 수퍼 을’로 불린다.

현대모비스는 시스템 개발을 총괄하고 자동차용 프로젝터를 생산하게 된다. 자이스는 프로젝터에서 나온 빛이 유리창에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100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두께 투명 필름을 개발·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