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인도에서 내년 초 처음으로 현지 생산한 전기차를 내놓는다. 이달 인도 증시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기대되는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을 앞두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 내놓은 SUV 모델 라인업 /현대차

20일 현대차는 전기 SUV ‘크레타 EV’를 인도에서 내년 1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크레타는 2015년 현대차가 인도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첫 전략 SUV인데, 이를 전기차로도 내놓겠단 것이다. 1998년 현대차가 인도 첸나이 공장이 생산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크레타 EV를 포함해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인도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SUV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인도 시장 진출 초기에 경·소형 차량을 주력 차종으로 판매했지만, 2015년 7월 크레타를 내놓으며 본격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도의 대가족 문화를 반영, 통상 차량보다 뒷좌석 공간을 넓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열악한 도로 상황을 고려해 차체 높이를 높이기도 했다. 2021년 알카자르, 2023년 엑스터 등 지금까지 7종의 SUV를 인도에서 내놨다. 지난달엔 인도 현지용 SUV 알카자르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현대차는 작년 인도 시장에서 연간 최고 기록인 60만 2111대를 판매, 14.6%의 시장 점유율로 전체 브랜드 중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인도 기업 마루티스즈키 다음이었다. 특히 SUV 판매가 주효했다. 현대차는 작년 인도에서 SUV 36만여대를 판매했다. 재작년 대비 23%안팎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의 인도 판매량 중 SUV 비중도 작년 60% 안팎에서 올 1~9월에는 67% 수준까지 올랐다.

현대차는 작년 GM으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푸네공장을 인수, 연산 20만대 이상 규모를 목표로 설비를 개선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이 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 4000대)과 합해 100만대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달 22일 뭄바이 증시에 상장해 주식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17일 진행된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을 위한 주식배정 청약에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외국인과 현지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입찰 규모는 배정 물량의 6배가 넘었고, 개인투자자 청약률은 50% 안팎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