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현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일본 도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 만나 협력 의지를 다졌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톱3인 현대차그룹과 도요타의 수장이 공식적으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 상반기 기준 글로벌 판매 대수에서 도요타(516만대)는 1위, 현대차그룹(362만대)은 3위였다.

현대차는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정 회장과 도요다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현대 N’과 ‘도요타 가주 레이싱’은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인 WRC에 참여하는 양사의 팀 이름으로 이날 행사엔 두 회사의 고성능 모델과 경주차가 대거 소개됐다. 특히 정 회장은 ‘모리조(MORIZO)’라는 가명으로 2000년대 초부터 드라이버로 활동 중인 도요다 회장과 행사장을 직접 찾아 차량 퍼레이드를 함께 하며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양사 협력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직접 모는 도요타 야리스 경주차에 타고 있다./현대차

두 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수소 분야 등에서 협력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모터스포츠를 계기로 시작된 두 회장의 만남이 기술·사업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계열사인 로봇 제조 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도요타 산하 도요타 리서치연구소는 AI(인공지능) 로봇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다만 수소와 하이브리드 등 두 회사의 강점이 겹치는 분야가 많아 협력의 범위와 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행사는 일반 고객, 미디어, 인플루언서, 양사 관계자 등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 그룹) 회장도 행사장을 찾아 정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관람했다.

27일 오후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앞줄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재용(앞줄 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앞줄 왼쪽)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리허설을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