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첫 외국인 CEO(최고경영자)에 내정된 호세 무뇨스<사진> 사장이 20일(현지 시각)부터 미국 LA(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리는 신차 ‘아이오닉9’ 공개 행사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등이 불참하는 이 행사에서 호세 사장은 글로벌 기자단 수백 명을 상대로 신차를 소개할 예정이다. 호세 사장이 차기 CEO로서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행사에서 대표 연사로 나서는 호세 사장은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차 ‘아이오닉 9′을 소개하게 된다. 그는 20일 ‘아이오닉 9 월드프리미어’에 이어 다음 날엔 ‘LA 오토쇼’에 참석하는데, 양일간 행사에 글로벌 기자단 2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인사 발표 이후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
첫 외국인 CEO 내정 소식에 현대차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향후 사내 문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많다. 비록 최근 몇 년 사이 사내 복장 자율화 등 변화가 있긴 했지만, 스타트업 분위기를 닮은 신생 자동차 업체에 비하면 현대차 사내 문화는 경직돼 있다는 얘기를 줄곧 들어왔기 때문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보고서는 한국어와 영어 2개로 작성해야 하느냐” “영업통인데 연구개발본부와 어떻게 소통하느냐”와 같은 질문도 올라오고 있다. 스페인 출신인 호세 사장은 미국 시민권자다. 닛산에 15년간 근무하며 북미법인장과 중국법인장을 거쳤고, 현대차에서도 COO(글로벌운영책임자)로서 글로벌 사업 전반에 대해 관여해 왔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의 향후 거취도 주된 궁금증이다. 미국에서 현대차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의 인사인 만큼, 미국과 한국을 계속 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세 사장은 평소 개인 소셜미디어와 외신 인터뷰에서 솔직한 입장을 밝혀 왔기 때문에 이번 LA 행사에서도 기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2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자, 현지 기자들에게 “이 법의 영향이 매우 심각하다”고 작심 발언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