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일본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등 주요 일간지에 특별한 광고가 실렸다. 도요타자동차그룹이 낸 전면 광고가 현대차그룹을 위한 축하 인사였기 때문이다. 일본어와 한글 등으로 쓴 축하 문구 마지막엔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그룹 회장의 이름이 있었다. 도요다 회장이 드라이버 활동 때 쓰는 가명인 ‘모리조(Morizo)’ 서명도 들어갔다. 광고 문구의 배경이 된 사진은 지난달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회장이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두 회사의 레이싱팀 드라이버들과 함께 경주차를 배경으로 찍은 것이었다. 전날 일본에서 끝난 2024 시즌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제조사 부문 우승을 차지한 도요타가 드라이버 부문 우승컵을 든 현대차를 축하하는 광고를 현지 매체에 대대적으로 게재한 것이다.

이날 광고에서 도요타는 “최종전인 일본 랠리까지 챔피언을 걸고 함께 싸울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팬 여러분께도 즐거운 랠리를 보여 드릴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멋진 승부를 펼쳐봅시다”라고 일본어로 적었다. 바로 아래엔 한글로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썼다. 또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의 본부가 있는 핀란드어로 ‘축하합니다(Kiitos)’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1, 3위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두 그룹이 모터스포츠를 매개로 서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며 협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 등 신생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향후 수소차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현대차 CEO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사장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한국 기자들과 가진 첫 공식 인터뷰에서 “현대차의 ‘빨리빨리 미리미리’ 문화는 굉장한 강점으로 이를 활용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 근무 시간을 70%로 늘리고, 미국 등 다른 대륙에서 30%를 지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