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기아의 RV(레저용 차량) 쏘렌토<사진>가 될 것이 유력하다. 세단이나 상용차 포터가 그동안 차지했던 1위를 RV가 차지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오랫동안 국내에서 지속되던 세단 선호가 저물고, 넓은 실내 공간을 지닌 RV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영향이다. 2위와 3위도 RV인 카니발과 싼타페가 차지했다. 특히 1~3위에 오른 차들은 높은 연비를 지닌 하이브리드차 열풍의 수혜를 봤다. 기아는 쏘렌토로 그간 쏘나타·그랜저 등 현대차 차량이 차지했던 1위에 처음 오르게 됐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는 쏘렌토다. 판매량(8만5710대)이 작년 동기 대비 10.2% 늘었다. 2위는 기아 카니발(7만5513대), 3위는 현대차 싼타페(7만912대)다. 1위와 2위 판매 대수가 1만대 넘게 차이 나기 때문에 12월 실적을 반영해도 순위가 바뀌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작년에 1위였던 현대차 그랜저는 1~11월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38.4% 줄어든 6만4444대로, 올해는 4위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1~3위에 오른 차량들은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 덕분에 높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올 들어 전기차와 내연차의 ‘징검다리’로 여겨지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선호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쏘렌토와 싼타페는 올해 판매량의 71% 안팎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카니발은 작년 말 하이브리드 모델을 처음 내놓으며 올해 1~11월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올해 판매된 카니발 중 47% 안팎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쏘렌토와 싼타페는 작년 하반기 외장 디자인을 바꾼 새 모델이 출시된 것도 최근 수요 급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판매 1위는 대우 마티즈가 돌풍을 일으켰던 1998년 이후 줄곧 현대차의 자리였지만, 올해 처음 기아가 차지하게 됐다. 그동안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포터 등이 1위에 올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