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공개한 '디 올 뉴 싼타페’. /현대차

현대차가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에 5억4800만달러(약 8000억원)를 투자해, 중국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5위권 기업인 베이징자동차(BAIC)와 현대차의 합작사다. BAIC도 같은 금액을 투자해 전체 투자 규모는 1조6000억원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베이징현대를 통해 내년 중국에서 전기차를 처음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0년대 중국 시장 점유율이 6%를 넘기도 했지만, 사드 사태 이후 판매가 급감했고 중국 현지 기업들의 성장세에 밀려 지금은 점유율이 1% 안팎까지 떨어졌다. 중국 내 생산 설비를 줄이며 사업을 축소하던 현대차가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2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BAIC는 “현대차와 공동으로 베이징현대에 10억9600만달러를 투자한다”며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국제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BAIC는 또 “베이징현대의 신기술 및 신제품에 투자해 전기차 등으로의 전환과 발전 전략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서 중국의 중요성이 커진 데에 따라 현대차가 중국 내 투자를 재개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2016년 사드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중국에서 공장 5곳을 가동하고 있었다.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자 2021년 베이징 공장 한 곳을 매각했고, 올해 초엔 충칭 공장도 매각했다. 작년 중국 내 현대차 판매량(약 24만대)은 2016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내년 중국에서 첫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5종을 내놓는다. 현대차는 지난 8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준중형 차급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2026년 말부터 중국에서 양산, 연간 3만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었다.

수출 기지로서 중국의 역할도 확대된다. 올 1~10월 현대차는 중국에서 생산한 4차종 약 3만대를 수출했다. 이 중 ‘쏘나타 택시’는 국내에 수입돼, 지난 4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만든 차량을 한국에서 판매한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