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적 부진에 빠진 일본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2위와 3위 자동차 업체인 두 회사의 합병이 실현된다면,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지난 3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당시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치다 마코토 닛산 CEO(왼쪽)과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 / 닛산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이 기업결합(M&A)을 위한 협의에 돌입했다. 지주회사를 설립해 각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 비율을 조정한다. 당장은 두 회사의 합병이지만, 향후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도 합류할 전망이다.

혼다와 닛산이 합병되면, 글로벌 3위 자동차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혼다(398만대)와 닛산(337만대)의 작년 글로벌 판매량을 합하면 735만대 안팎이다. 1위 도요타(1123만대)와 2위 폴크스바겐(923만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존 3위 현대차그룹(730만대)의 판매량을 넘게 된다. 다만 올해 1~3분기 기준으로는 현대차그룹(540만대)이 혼다와 닛산의 판매량(530만대)을 앞서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이 급감한 데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4.6% 줄어든 2579억엔(약 2조3000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판매량의 4분의 1 안팎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판매량이 43% 급감한 영향이다. 닛산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4.7% 급감해 319억엔(약 2900억원)이었다. 최근 닛산은 직원 해고,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 같은 대책을 내놨었다.

두 회사가 이미 지난 3월 전기차와 차량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서 협력을 하기로 한 만큼, 합병을 통해 미래차 분야에서 협력을 가속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