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위와 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이 내년 6월 합병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연간 740만대 안팎을 판매하는 글로벌 3위 자동차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 3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당시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치다 마코토 닛산 CEO(왼쪽)와 미베 도시히로 혼다 CEO. / 닛산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BS 등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이날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년 6월을 목표로 합병 협상을 진행한다. 2026년 8월에는 지주회사를 설립, 지주회사 아래에 두 브랜드를 두고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지주회사 사장은 혼다 측에서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총액에서 혼다(6.66조엔)는 닛산(1.66조엔)의 4배에 달한다.

이날 오전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과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함께 일본 경제산업성을 찾았다. 마코토 사장은 현지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오늘은 다양한 사업 이야기를 했다. 타이밍이 오면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혼다와 닛산은 중국에서의 판매 급감, 전기차 전환 지연, 안방인 동남아 시장에서 밀려나는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합병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기술의 혼다’ ‘기술의 닛산’으로 불리며 1990년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닛산은 최근 독자 기술 개발이 늦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밀려났다.

양사가 합병하면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과 푸조시트로앵그룹 합병으로 스텔란티스가 출범한 2021년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최대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혼다의 작년 차 판매량(398만대)과 닛산 판매량(337만대)을 합치면 735만대로 현대차그룹(730만대)을 밀어내고 글로벌 3위가 된다. 2022년부터 계속된 도요타그룹, 폴크스바겐그룹, 현대차그룹의 1~3위 구도가 깨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