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최대 7500달러(약 1100만원) 규모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IRA는 미국 정부가 전기차·태양광·풍력 등 핵심 청정에너지 산업의 자국 유치를 위해 2022년부터 시행하는 법이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 중 배터리 부품·소재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데,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주요 전기차 모델을 현지에서 만들지 않았고, 일부 현지 생산 모델도 배터리 요건을 맞추지 못해 이 같은 혜택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을 시작하고 배터리 요건도 충족하면서 테슬라(9종)에 이어 둘째로 많은 5종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1일(현지 시각) 미국 에너지부는 홈페이지에 올해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전기차로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기아 EV6와 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포함한 모델 25개를 공개했다. 2023년에는 34개, 지난해에는 연말까지 50개 모델에 대해 혜택을 줬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2종을 포함해 모델3와 모델X, 모델Y 등 총 9종이 리스트에 올랐다. 포드와 쉐보레가 각각 3종, 캐딜락 2종, 크라이슬러와 혼다, 혼다의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가 1종씩 포함됐다. 지난해에 이어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등 유럽 브랜드가 모조리 탈락한 가운데 작년에는 포함됐던 지프와 리비안도 목록에서 빠졌다.
보조금 혜택을 노린 구매 수요가 연초에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차량은 올해 안에 구입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보조금 폐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보조금 혜택 없이도 지난해 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GM에 이어 3위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