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탄소화 규제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지난해 국내 소형 상용차 등록이 크게 줄었다. 특히 전기 소형 상용차는 다른 차종 대비 많은 보조금에도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 제한 때문에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에 따른 자영업 부진도 이 같은 소형 상용차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 포터2(포터2 일렉트릭 포함)는 지난해 전년(9만9232대) 대비 29.2% 감소한 7만271대가 신규 등록됐으며, 기아 봉고3(봉고3 EV 포함)도 지난해 등록 대수가 전년 대비 32% 줄어든 4만2401대에 그쳤다.
지난해부터 새로운 환경 규제가 적용되면서 1t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된 데 따른 결과라는 풀이가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경유 모델을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로 대체했지만, 기존 경유 모델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전기 소형 상용차는 주행거리가 230km 정도로 짧은 것도 운전자들의 선택을 못 받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현실에서 경기가 얼어붙으며 신차 수요가 준 것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포터는 2016년, 2021년, 2022년에는 국내 판매량 1위 차종에 오를 만큼 스테디셀러로 꼽히지만, 이 같은 추세에 지난해에는 판매가 급감하며 5위권 밖으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