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S 2025’에는 한층 발전되고 구체화된 자율주행 기술이 나왔다. 알파벳(구글 모기업) 자회사 웨이모는 중국차 지커 ‘RT’와 현대차 ‘아이오닉5′를 개조한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 실물을 공개했다. 지난해 웨이모는 ‘RT’의 시범 주행을 시작했고, 아이오닉5를 로보택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각각 5세대와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6세대는 기존 세대 대비 센서 수를 줄여 제작 비용을 낮추면서도, 다양한 도로 상황을 탐지하는 성능을 높인 게 특징이다.
아마존의 자회사 죽스는 올해 상업 서비스를 시작할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자체 개발한 차량으로 현재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운전석이 없어 4개 좌석이 서로 마주보고 있고, 차체 모서리에 설치된 센서와 카메라가 주변을 감지한다.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는 폴크스바겐과 협업해 개발 중인 로보택시의 콘셉트카 등을 선보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곧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산업 규제가 대폭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본격적으로 시작될 미국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려는 빅테크들의 경쟁이 CES에서도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피드웨이에선 자율주행 레이싱 대회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Indy Autonomous Challenge)’가 열렸다. 글로벌 대학 학생들이 개발한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 ‘레이싱카 대결’을 벌였다.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 중 상위권 4대 차량이 동시에 트랙 20바퀴를 돌며 승부를 겨뤘다. 가속과 감속은 물론, 노련한 레이서의 판단 영역으로 여겨졌던 추월 시점도 AI가 판단했다. 이탈리아의 모데나 레지오 에밀리아 대학교 팀이 가장 먼저 들어왔고, 한국의 카이스트 팀은 3등을 했다.
2022년 CES부터 매년 열린 대회지만 올해 처음으로 동시 대결 방식을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은 한 개의 차만 달린 뒤 기록을 비교하거나 일대일 대결을 펼쳐왔다. AI 기술 발전으로 충돌을 피할 수 있게 되면서 여러 대의 차량이 대결을 펼친 것이다.
[CES 특별취재팀]
변희원 팀장, 윤진호·오로라·이영관·박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