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이 100명 사는 마을이라고 가정하면 100명 중 14세 이하 아이들이 12명, 생산연령인구로 불리는 15~64세가 72명, 65세 이상이 16명 있는 마을이다. 그런데 50년 후인 2070년에는 마을에 73명 남게 된다는 통계청의 전망치가 나왔다. 73명 중 아이들은 5명, 생산가능연령대는 34명, 노령 인구가 34명이다.

통계청은 2020년 5184만명인 우리나라의 총인구가 2070년에는 27% 감소한 3766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9일 밝혔다. 50년 후에는 1979년 수준으로 인구가 쪼그라든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이날 내놓은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인구는 연평균 6만명 안팎 감소해 5120만명이 된다. 2040년대 초가 되면 4000만명대로 접어들고, 2060년 후반대가 되면 3000만명대가 된다.

통계청은 현재 0.8명 수준인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 중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2030년까지 1명대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통계청은 “향후 3년 동안 코로나 등으로 2021년까지 급격히 감소한 혼인 추세가 반영되면서 출산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어서더라도 2070년까지 인구는 계속 자연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 자연감소 규모는 2020년 3만명, 2030년 10만명, 2070년 51만명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과 2070년의 연령별 인구 구성비를 비교해 보면 유소년 인구(0~14세)는 631만명에서 282만명으로 반토막난다. 65세 이상 노령 인구는 815만명에서 1747만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2020년에는 유소년 1명당 노령인구가 1.3명인데, 2070년에는 유소년 1명당 노령 인구가 6.2명이라는 얘기다.

전체 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있게 되는 사람의 연령을 뜻하는 중위인구는 2020년 43.7세에서, 2070년에 62.2세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976년만 해도 중위연령이 20세였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유소년과 고령인구의 합)인 총부양비는 2020년 38.7명에서 2056년에 100명을 넘어서고 2070년에는 117명 수준으로 증가한다. 한국의 총부양비는 2020년 기준으로는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50년 후에는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유엔(UN)의 추정이다.

통계청은 이날 출산율이 생각보다 회복되지 않고, 기대수명 증가폭이 더디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예상보다 적은 비관적인 시나리오도 함께 발표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50년 뒤 우리나라의 인구는 3153만명이다. 지금보다 40% 이상 줄어든다. 14세 이하 유소년 1명당 65세 이상 노인은 8.6명이다.

통계청은 5년마다 한 번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해 왔다. 그러나 저출산 경향이 확연하게 드러나자 2019년 3월 특별추계를 내놓는 한편, 앞으로는 2년 주기로 추계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