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3년 전 받았던 마트 전단지를 찾았는데 너무 싸서 놀랐다. 요즘 물가 오른 게 확 와 닿더라.”

최근 한 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오자 ‘(전단을 보니) 대파랑 오이도 저렴했다’ ‘요즘 물가가 너무 뛰어 장보기가 무섭다’ 같은 댓글이 줄줄 달렸다. 이 전단지에 나온 딸기 가격은 세 팩에 9800원, 수입 고등어는 4마리에 5000원, 대파는 한 단에 990원이었다. 요즘 딸기 세 팩을 사려면 2만원가량을 줘야 하고, 고등어 4마리도 1만원이 넘는다.

원료값 상승으로 서민 대표 먹거리인 두부 가격도 이달 대대적으로 오른다. 저렴한 식재료로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두부값 인상은 다른 장바구니 식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올릴 수 있어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두부. 2022.2.16/뉴스1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올 들어 가공식품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국산 깐마늘 소비자 가격은 1kg당 1만2043원으로 1년 전보다 17.2% 올랐다. 가공식품인 고추장 가격은 1kg당 1만6993원으로 43.9% 급등했고, 두부 가격도 9.5% 상승했다. 주요 식품 업체가 장류와 두부 가격 등을 줄줄이 인상한 여파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라면 가격(신라면 기준)도 작년보다 9.9% 올랐다.

물가가 오르며 주부들의 장바구니는 쪼그라들고 있다. 1년 전 마트에서 장을 볼 때 한우 등심(200g)·삼겹살(200g)·오징어(1마리)·딸기(500g)·우유(1L)·즉석밥(8개)·고추장(1kg)·간장(1.8L)·두부(600g)·콩나물(340g)·신라면(10개)·상추(100g)·마늘(500g)·감귤(20개)을 10만원에 살 수 있었다. 같은 품목의 장을 지금 본다면 1만7000원가량이 더 든다.

소주 가격도 23일부터 오른다. 하이트진로는 이날부터 소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9% 올리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와 지역 소주 업체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식당에서 파는 주류 가격은 더 크게 뛸 가능성이 크다. 식당에선 한번 가격을 올릴 때 그동안 오른 인건비와 재료비를 같이 녹여 500~1000원 단위로 인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주말 동안 주류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지금 4000원인데 다음 달부터 5000원씩 받으려고 한다’ ‘주변 가게들끼리 누가 먼저 올리나 눈치 싸움 중’ 같은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