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3년 전 받았던 마트 전단지를 찾았는데 너무 싸서 놀랐다. 요즘 물가 오른 게 확 와 닿더라.”
최근 한 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오자 ‘(전단을 보니) 대파랑 오이도 저렴했다’ ‘요즘 물가가 너무 뛰어 장보기가 무섭다’ 같은 댓글이 줄줄 달렸다. 이 전단지에 나온 딸기 가격은 세 팩에 9800원, 수입 고등어는 4마리에 5000원, 대파는 한 단에 990원이었다. 요즘 딸기 세 팩을 사려면 2만원가량을 줘야 하고, 고등어 4마리도 1만원이 넘는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올 들어 가공식품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국산 깐마늘 소비자 가격은 1kg당 1만2043원으로 1년 전보다 17.2% 올랐다. 가공식품인 고추장 가격은 1kg당 1만6993원으로 43.9% 급등했고, 두부 가격도 9.5% 상승했다. 주요 식품 업체가 장류와 두부 가격 등을 줄줄이 인상한 여파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라면 가격(신라면 기준)도 작년보다 9.9% 올랐다.
물가가 오르며 주부들의 장바구니는 쪼그라들고 있다. 1년 전 마트에서 장을 볼 때 한우 등심(200g)·삼겹살(200g)·오징어(1마리)·딸기(500g)·우유(1L)·즉석밥(8개)·고추장(1kg)·간장(1.8L)·두부(600g)·콩나물(340g)·신라면(10개)·상추(100g)·마늘(500g)·감귤(20개)을 10만원에 살 수 있었다. 같은 품목의 장을 지금 본다면 1만7000원가량이 더 든다.
소주 가격도 23일부터 오른다. 하이트진로는 이날부터 소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9% 올리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와 지역 소주 업체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식당에서 파는 주류 가격은 더 크게 뛸 가능성이 크다. 식당에선 한번 가격을 올릴 때 그동안 오른 인건비와 재료비를 같이 녹여 500~1000원 단위로 인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주말 동안 주류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지금 4000원인데 다음 달부터 5000원씩 받으려고 한다’ ‘주변 가게들끼리 누가 먼저 올리나 눈치 싸움 중’ 같은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