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난방용으로 쓰이는 ‘무시동 히터’ 중 일부 제품이 일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거나 화상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시동 히터는 차량의 시동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경유 또는 등유를 연소시켜 공기나 물을 가열해 차 내부를 따뜻하게 하는 장치다. 화물차 운전자가 주로 난방용으로 썼지만, 최근에는 차박(차에서 숙박) 열풍 등으로 캠핑족 사이에서도 흔히 쓰인다.

25일 한국소비자원이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무시동 히터 10개를 대상으로 배출가스 및 기기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정상적인 작동 조건에서 10개 제품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모두 0.01% 이하로 나타났다. 기름 난로의 안전치 기준(0.07%)보다 낮았지만, 일부 제품(퀀텀캣)은 히터가 작동되지 않는 등 비정상적인 연소 조건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9.65%까지 배출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대상 10개 제품의 배출가스 배기구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 모두 180도 이상의 고온이었다. 주로 차량 외부에 거치해 사용하는 이동형 제품 2개는 각각 349도와 413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이동형 제품은 배기구가 외부에 노출돼 있어 화상 사고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편 매립형 제품 8개는 배출가스가 차량 내부로 유입될 위험이 있다. 소비자원은 “배기구가 외부로 나오도록 시공하는 등 설치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흡·배기구 연결 부위에 내열 실리콘 작업을 하는 등 설치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돼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