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사옥 전경. 왼쪽부터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뉴스1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가 올 1분기(1~3월)에 일제히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에 속한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의 순이익을 합치면 4조6399억원에 달한다. 4대 금융지주에 속한 은행 4곳의 이자 이익은 9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KB금융지주는 22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이 1조4531억원으로 전년(1조2700억원)보다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42%가 늘어나 97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신한금융지주도 1분기에 전년보다 18% 늘어난 1조40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창립 이래 최대 분기 순이익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전년보다 8% 증가한 9022억원의 1분기 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순이익 성장 폭이 가장 컸다.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88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역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말 17%였던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가 1분기에는 20%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의 사상 최대 실적은 은행의 이자 이익 증가가 이끌었다. 가계대출은 작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다.

이런 상황이긴 하지만, 4대 금융지주에 속한 국내 4대 은행들이 대출 금리는 선제적으로 가파르게 올리면서 예·적금 금리는 상대적으로 적게 올려 이자 이익을 크게 늘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평균 대출 금리와 수신 금리의 차이는 작년 12월 1.55%포인트에서 지난 2월에는 1.86%포인트로 벌어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졌는데, 대출 은행들은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더 높여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듯, 4대 금융지주는 이날 실적 발표와 동시에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KB금융은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1분기에는 주당 500원의 배당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1분기 보통주 배당금을 주당 400원으로 정했다.